한일 축구의 두 얼굴...작별과 진통-지지와 출발

미디어다음(이데일리)

똑같이 정상 정복에 실패했지만 3, 4위전에서 이긴 감독은 작별 인사를 하고 있고, 패한 감독은 꿋꿋하기만 하다. 오히려 진 감독의 어록을 담은 책이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7 아시안컵을 마친 한국의 핌 베어벡 감독과 이비차 오심 일본 감독의 무척이나 대조적인 초상이다.

한일 양국 축구계의 움직임도 비교된다. 한국은 박성화 감독이 베어벡 감독이 겸임했던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의 후임으로 내정될 때까지 한바탕 진통을 겪었지만 일본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큰 흔들림이 없다.

▲베어벡은 작별 인사 중…후임 감독 인선 후폭풍

베어벡 감독은 지난 2일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국가대표 코칭스태프와 오찬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이어온 한국축구와의 인연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자리였다.

2002년, 2006년 월드컵에서 각각 거스 히딩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의 월드컵 4강, 사상 첫 월드컵 원정 경기 승리라는 성과를 올렸던 그는 지난 해 7월 코치가 아닌 사령탑으로서 한국축구와 새로운 인연을 맺었으나 1년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2년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중도하차였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토대로,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지도자 인생을 열어보려 했던 뜻이 꺾인 셈이다.

베어벡 감독은 환송 오찬에서 축구협회 임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 앞으로 몇 개월 재충전을 한 뒤 리그 여건과 언론 환경이 모두 새로운 곳에서 재도전하겠다 " 는 뜻을 밝혔다.

그는 " 매일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클럽을 생각하고 있다 " 면서도 " K-리그 팀의 제의는 받더라도 한국에 돌아올 생각은 없다 " 고 했다. 한국축구에 대한 서운함을 나타낸 것이다. 베어벡 감독은 오는 4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한국축구는 그의 중도퇴진이 남긴 올림픽 대표팀 코칭스태프 공백 문제를 해결 하느라 어수선했다. 후임으로 홍명보 코치의 감독 승력론이 대세를 이루는 듯 했지만 지난 2일 밤 박성화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내정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베어벡 감독 사퇴로 인한 피할 수 없었던 후폭풍이었다.

성인 대표팀 후임 감독은 아직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시 인기끄는 '오심 어록'…선수들은 감독 신뢰

목표를 이루지 못하기는 오심 감독도 다를 바 없지만 처지는 사뭇 다르다. 비난하는 목소리도 거의 없고, 오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할 생각도 전혀 없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지난 2005년 말 발간된 '오심 어록 '이라는 책이 다시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아시안 컵 성적 탓이 아니라 대회 당시 오심 감독 특유의 독설과 의미심장한 화법 때문이다. '오심 어록'은 발간 이후 40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심 감독은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에도 명언(?)을 쏟아냈다. 10명이 싸운 호주와 한국을 상대로 잇따라 승부차기까지 벌인 것을 두고 " 두번이나 바지를 내리고 보여줘서는 안될 것을 보여준 것 같은 느낌 " 이라고 했고,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해 경기 장소를 옮기지 않는게 좋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숲속에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토끼를 잡으려 하지 말라 " 고 일갈하기도 했다.

귀국해서도 " 더 우아하고 더 효율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현재의 방향이 옳다고 믿는다 " 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이런 그의 태도를 일본 언론은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일하게 타블로이드지인 '니혼 겐다이'만 오심 감독과 일본 축구협회를 묶어'신포도'라고 빈정대며 " 월드컵에서 다시 실패하면 국내 축구 열기가 냉각될 것 " 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도다.

일본 대표 선수들도 오심 축구에 긍정적이다.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던 나카무라 순스케는 " 우승은 못했지만 매 경기마다 우리는 우리 축구를 구사했다 " 고 호평했다. 4골을 기록한 다카하라도 " 우리 팀의 골격이 갖춰지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 " 며 " 이제 우리 스스로 질을 높여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감독이 지향하는 바를 따라갈 수 없다 " 고 오심 감독을 적극 지지했다.

자신의 철학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선수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오심 감독의 힘이다.물론 그가 이렇게 확고한 입지를 지킬 수 있는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유고를 8강에 진출시키고 그리스 오스트리아 일본 등에서 그가 맡은 클럽 팀을 모두 정상에 올려 놓으며 쌓은 화려한 이력과 카리스마를 일본 언론과 축구계가 아직은 신뢰하면서 참는 까닭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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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양 국가의 축구는 어떻게....
길 잃은 축구....

by 하리마켄지 | 2007/08/03 12:34 | ♡♥나누고 싶은 사람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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